느리게


달팽이도 답답하리만치 느리게.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에 얼굴을 비비적거리며 기지개를 켜고
느리게 느리게.








9월


고요한 시기이다.
날로 차가워지는 공기 한가운데를 무게없이 날아다니는 미생물인 것처럼 살아가고 있다.
자전거 패달을 누르듯이 밟아 겨우 움직임이 시작되는 순간에 내 얼굴에 찰싹 불어오는 바람이 좋다.
가끔은 공원에 가지않고 동네를 돌아다닌다. 
가게앞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소리, 
벤치에 앉아 전화통화를 하는 엄마와 유모차속에서 웃고있는 아이의 작은 웃음소리,
산책나온 개와 할머니의 발자국소리.  
뒤척이는 듯 들려오는 동네 곳곳의 소음이 좋아서-
두개의 축으로 돌아가는 카세트테이프 음악처럼 
딱 자전거를 타는 만큼의 속도로 들려왔다가 사라져가는 고요한 소음. 
그것을 즐기고 있다.









하늘


구름없이 맑았던 9월 첫째날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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