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12월 초에 있을 첫번째 전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곳 블로그의 주소를 www.letmetellyou.co.kr 로 하였습니다. 앞으로 전시와 그림에 관한 소식을
이곳에서 전해드릴게요 :) 







공포


식물이 꽃을 피우는 것은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사진의 날짜가 9월 15일인데 11월이 된 지금도 꽃이 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보니 더욱 신기하다. 
벌레를 극도로 싫어하는 친구의 포스팅을 보고 잠든 날, 꿈에 벌레가 나타났다.
그런데 어제 화분 물받이에 고인 물을 버리러 가던중에 작고 긴 모양이 떠다니는 것을 무심코 바라보게 되어
내 몸에도 소름이 돋고 말았다. 그것은 분명 많은 다리가 달려있는것 같았다. 수분증발을 막기위해 깔아준
이끼일거라고 확신하기 위해 애써 들춰보거나 하지는 않았다.
벌레에 대한 인간들의 혐오는 어떻게 시작된것일까.
그것은 사람들의 유전자 깊숙히 새겨져있는 것 같지만 손가락보다 작은 벌레들에 대한 절대적 두려움이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다.  
공포라는 감정이 나보다 위협적인 것에 있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자못 궁금해진다. 
비명을 지르며 자신들을 잡아 변기에 넣고 물을 내리는 이 거대한 인간의 존재가 시야에 들어온다면
심장마비로 먼저 사망할 수도 있을텐데 말이다. 
벌레는 어떤 생각이 들까 







10월 27일



일주일이 넘도록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본분을 상실한채로 24인치 티비가 하는 일과 똑같은 일상을 보내며 
일년이라는 긴 시간을 지내온 아이맥을 제대로 사용해주기 시작한 건 
불과 두달여 전 아는 지인이 포토샵을 새로 설치해주고 부터였다.
그동안 몸을 움직여본 일이 없어서일까..
pc의 모니터가 나갈때의 탁- 하는 어떤 그런 비슷한 작은 음도 없었다.
마치 며칠밤을 새우고 몸을 가눌 힘조차없는 피곤한 사람이 침대에 몸을 눕힐때
의지와는 상관없이 1초만에 눈이 감겨버리듯이,
그런 느낌으로 소리없이 재빠르게 눈을 감아버린 것이었다.
그것도 누군가 타이머라도 맞춰놓은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절대로 꺼지면 안될 그런 순간이 백퍼센트에 도달했을 때를 아주 정확하게 맞추어서-
그 순간은 정말이지 드라마틱했다.


2009년 1월부터 지금까지 나는 꾸준하게 장애물 달리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순간, 컴퓨터가 드라마틱하게 꺼져버리는 일이 발생한다해도,
도저히 땅에서 들어올려진 상태로 걷기는 불가능한 24인치 아이맥을
마트갈때나 사용하는 케리어에 얹고 걷는것이 창피해져도,
콜택시를 불러타고 기진맥진 도착한 A/S센터가 엘리베이터가 없는 3층에 있다해도
성질을 부린다거나 한숨짓지 않게 되었다.
나는 어느새 이 달리기를 즐기고 있다. 
사실 이런 장애물 달리기가 2009년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대학교 때 내 별명중의 하나가 마이나스의 손이었다는 사실을 나를 아는 다수의 사람들은 잘 알고있다.
뭔가 잘 돌아가던것도 내가 만지면 고장나버리기 일쑤였기 때문에 마이더스가 아닌 마이나스가 된 것.
특히 컴퓨터와의 악연은 졸업 포트폴리오를 만들때까지 끝나질 않아서,  
화면에 무섭게 나타나는 바이러스 증상은 공포 영화를 위해만든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가 싶을정도로
무시무시했는데, 급기야는 만들어놓은 페이지가 한장씩 사라지더니 
표지만 남기고 모조리 없어져버린 상태가되어 
컴퓨터로 뭔가 만들어보고자 하는 생각은 미련없이 포기하고
수작업으로 만들었다.
덕분에 하드커버에 빨간천으로 정성들여 만든 졸업포트폴리오는
파일이 아닌 책으로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그 시절에 나는 한달에 지갑을 다섯번 잃어버린 기록도 갖고있지만,
그렇다해도 나는 여러모로 운이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다.
지금도 즐거운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고,
운좋게 대관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좋아하는 갤러리에서 전시를 하게 되었다. 
파편처럼 눈앞에 주어지는 이 모든 장애물들을 무사히 넘고
제안된 시간에 결승점을 통과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지만...

어쨋든 나는 2009년이 될때에 나무처럼 성장하고 싶어했고,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있는 힘껏 수액을 빨아올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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